일제강점기에 단식 순국한 독립지사의 공간이 안동 하계마을에 되살아났다.
유천이만규기념사업회는 19일 오전 11시 안동시 도산면 토계리 하계마을에서 유천헌(柳川軒)의 현판식을 거행 한다.
유천헌은 1910년 경술국치에 비분강개하며 단식하다 순국한 향산 이만도 의병장에 이어 동은 이중언 지사가 다시 단식한 뒤 순국한 집이다. 그 과정에 유천 이만규는 밤마다 단식 중인 이중언을 찾아 흐느끼며 나라의 앞날을 걱정한 곳이다.
향산과 유천, 동은은 모두 문과에 급제한 뒤 국사에 참여하다 망국 뒤 고향 하계마을로 내려와 독립운동에 헌신했다. 향산과 동은은 순국으로 망국에 책임지는 신하의 모습을 보였고, 유천은 파리장서운동에 앞장서다 옥고를 치렀다. 동은이 순국한 집은 이후 주인이 바뀌다가 유천의 현손으로 이어진 뒤 안동댐 건설로 옮겨져 복원돼 이날 현판식을 하게 되었다. 하계마을은 퇴계 이황의 후손이 모여 사는 마을로, 이곳에서만 독립유공자 25명이 배출되었다.
‘유천헌’ 글씨는 퇴계의 글씨를 집자했으며 내력을 담은 유천헌기도 함께 걸렸다. 편액은 최근 도산서원의 도산기를 새긴 이정환 작가가 판각했다. 현판식과 관련 유천의 현손 이동후 씨는 “늦었지만 이 작은 공간이 독립운동의 아픔을 떠올리는 곳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자료 문의 : 송의호(010-3805-9506)
유천헌 현판식에서 이동후 주손이 마을 앞 낙동강을 보고 있는 모습
김승진 기자 tkon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