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제비갈매기의 꿈> 공연이 16일 오후 7시,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웅부홀에서 열렸다. 경상북도와 안동시가 주최한 이번 공연은 멸종 위기종인 쇠제비갈매기를 소재로 한 세 번째 공연으로, 그간 연주를 기획했던 스트라드 뮤직(대표 : 이원필)과 리움챔버오케스트라가 참여했다.
멸종 위기종인 쇠제비갈매기를 보호하기 위하여 안동호에 인공 모래섬을 조성함으로써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모범 사례를 알리는 이번 공연은 국내 최고의 트럼페터이자 지휘자로도 명성을 떨치고 있는 안희찬이 지휘에 나섰다.
안동청소년오케스트라 바이올린 단원들이 연주하는 바하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제1악장>으로 시작을 알리고, 이어서 작곡가 김은혜(수원대학교 교수)의 창작품 <쇠제비갈매기의 꿈>을 서울대학교 교수인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이 협연했다. 쇠제비갈매기가 따뜻한 봄이 되어 다시 돌아오기를 염원하는 <고향의 봄>(김한기 창원대 교수 작곡, 이경선 협연)과 임병걸(KBS부사장, 시인)의 시에 작곡가 이웅이 곡을 입히며 어린이들을 위한 동요 버전으로 새롭게 탄생한 <쇠제비갈매기의 꿈>은 안동 지역의 어린이들로 구성된 드림아이 중창단이 세계 초연했다.
창작곡 이외에도 베토벤의 교항곡 제6번 <전원>을 2부에 연주하여 환경음악회에 대한 의미를 배가시키고, 비발디의 <사계 제2악장>에 가사를 붙여 만든 <겨울의 마음>(작시 이원필)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신은 항상 용서하고, 인간은 가끔 용서하지만, 자연은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는 스페인 속담이 있다. 지구온난화, 대기 오염, 기상 이변, 사막화, 생태계 변화, 멸종 위기의 생물들... 자연이 파괴되기 시작하면 멈추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다. 바닷가가 아닌 내륙에서 부화를 하는 쇠제비갈매기가 상징화는 기후 위기의 상황에서 지구촌의 모든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실천적 대응에 나서기를 기대한다. (업무부서/스트라드 뮤직, 리움챔버오케스트라 02-711-8252)
※ 쇠제비갈매기
쇠제비갈매기는 도요목 갈매기과에 속하는 제비를 닮은 갈매기로 갈매기 종류 중 가장 크기가 작다는 의미의 쇠(衰)자를 붙여 쇠제비갈매기(little tern)로 불린다. 4월에서 7월까지 한국과 일본, 중국 등에서 번식을 하고 8월에서 9월 사이 호주와 필리핀 등으로 이동해 겨울을 난다.
주로 바닷가 모래밭에 둥지를 트는 습성 때문에 이 새는 환경 변화나 천적에 매우 취약한데 학계에선 해양 생태환경 변화의 깃대종(種)으로 분류하고 있다.
국내 쇠제비갈매기의 최대 서식지는 부산 을숙도와 신자도 등 낙동강 하구였으나, 해안 인근의 건설 사업과 백사장 유실, 천적 침입 등으로 자취를 감췄고 지난 2013년 처음으로 안동호 쌍둥이 모래섬에서 목격되었다. 쌍둥이 모래섬은 새 생명을 탄생시킨 호수 속의 섬, '안동 이니스프리'로 알려져 있으며, 수위에 따라 나타났다가 사라짐을 반복한다고 해서 제주도 남쪽 이어도처럼 '안동호의 이어도'라고도 한다.
그런데 안동호 수위 상승으로 서식지가 물에 잠기는 현상이 수년째 계속되자 안동시는 안전한 서식지를 만들어 주고자 2019년 3월 임시로 인공섬을 조성했고, 2020년에는 영구적인
인공모래섬을 설치했다.
수면 10미터 아래로 가라앉은 기존 모래섬 대신 가로 50미터, 세로 20미터의 구조물을 띄우고 그 위에 마사토를 덮은 뒤 수리부엉이 등 천적을 피할 수 있는 은신처도 만들었다.
인공모래섬 조성은 성공적이었다. 2020년 4월 다시 돌아온 쇠제비갈매기는 다행히 안동시와 수자원공사가 힘을 보태 마련한 인공섬에서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는 데 성공하였고, 새끼 70여 마리가 성체(成體)로 자란 뒤 호주 등지로 떠났다. 사람 때문에 삶의 터전을 잃었던 이 새들이 이제는 사람의 도움으로 둥지를 찾게 된 것이다.
[자료사진]
쇠제비갈매기의 꿈---2021년 5월 부화한 쇠제비갈매기 -안동호 인공모래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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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제비갈매기의 꿈 - 2020. 11. 6. 쇠제비갈매기의 꿈 공연 사진 - 안동호 인공모래섬
김승진 기자 tko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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