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의회(의장 김호석)는 21일 제23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꿀벌산업 활성화 중장기 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건의문에는 양봉업 피해 농가 지원을 위해 ▲이상기후에 대응할 선진 사육기술 및 질병방제 관련 연구 추진 ▲꿀벌 폐사 재발방지를 위한 국가 차원의 품종개량 및 연구 추진 ▲양봉업 피해농가 대상 꿀벌 지원 육성사업 추진 등의 요구사항이 담겼다.
건의문을 낭독한 이재갑 의회운영위원장은 “꿀벌 실종사태가 전남과 경남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안동 36개 양봉농가 3천여 군이 피해를 입은 상황”이라 설명했다.
이어 “꿀벌실종사태는 6조원 이상의 경제적 손해와 양봉산업의 위기를 넘어 인류 생존의 문제”라며 “지자체가 아닌 국가 차원의 구체적인 지원이 뒷받침 돼야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양봉업 지속을 위한 꿀벌 품종 개량, 지능형 벌통 구축, 환경데이터 분석 등도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동시의회는 이 건의문을 국회, 농림축산식품부, 경상북도, 경상북도의회 등에 제출할 예정이다.
꿀벌산업 활성화 중장기 대책 수립 촉구 건의(안)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경제가치 6조에 달하는 소중한 자원이 빠른 속도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생태학자들은 줄곧 꿀벌의 멸종은 곧 인류의 멸망이라 경고해왔으나 우리는 귀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던 그 경고가 당면한 위기로 다가와 있다.
우리에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꿀벌 실종사태는 올 1월부터 전남, 경남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산됐다. 주요 원인으로는 꿀벌 응애류 발생 및 말벌류등에 의한 폐사 그리고 급격한 기후변화가 꼽힌다.
피해 상황으로는 전국적으로 228만개 중 39만517개의 벌통에서 집단실종 및 폐사가 진행됐으며 이 가운데 안동시는 36호 3,116군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1군당 1만5천~2만 마리인 점을 감안하면 6천만 마리의 꿀벌이 사라진 것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 100대 식량작물 가운데 71%가 꿀벌의 꽃가루받이에 의해 열매를 맺는다. 그러나 꿀벌이 없다면 100대 농산물의 생산량이 현재의 29%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며 그 결과 한 해 142만 명의 사람들이 영양부족으로 사망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만큼 꿀벌이 우리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 정부는 현 꿀벌 실종사태를 너무 안일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게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이번에 직면한 꿀벌 실종사태는 비단 꿀벌산업의 위기로 볼 문제가 아닌 인류의 위기로 보아야 한다.
꿀벌은 꽃에 있는 꿀을 따오는 과정에서 몸을 둘러싼 털들에 화분이 묻게 되고 이를 다른 꽃에 수정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꿀벌이 실종되면 식물들이 수정을 할 수 없게 된다. 식물이 없으면 동물이 없고, 동물이 없으면 인류도 없게 된다.
뿐만 아니다. 꿀벌이 실종되면 사람이 대신해 일일이 수정시키는 인공수정을 해야 하는데 이에 수반되는 인건비 및 재료비 등에도 막대한 예산이 쓰일 것이다. 그리고 이 막대한 예산을 각 지자체에서 부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예산을 들여 면역증강제 및 벌 입식비를 지원하는 것도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벌통 관리의 고도화를 통해 꿀벌의 손실을 막고 기온의 변화에도 적응할 수 있도록 꿀벌의 품종을 개량하는 등 꿀벌산업에 관한 연구를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미국과 유럽 등 꿀벌 피해를 크게 본 지역에서는 꿀벌을 되살리기 위해 오랜 시간 노력해왔다. 그 결과 벌통에 온습도 센서를 부착해 신속하게 관리하도록 체계를 구축했으며 최근에는 IT기술을 양봉에 적용해 지능형 벌통을 구축하고 환경데이터를 분석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는 지자체 단위로는 할 수 없는 노력들이며 국가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방안들이다.
이에 우리 안동시의회는 정부에 다음과 같은 해결방안을 건의한다.
○하나. 이상기후 및 생태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선진 사육기술과 질병방제 관련 연구를 추진하라
○하나. 꿀벌 폐사 및 실종 문제의 재발 방지를 위해 품종개량 및 연구를 국가적인 차원에서 추진하라
○하나. 현 사태로 인한 피해농가의 꿀벌산업 지속을 위해 꿀벌 지원 육성사업을 추진하라
국가의 경쟁력은 언제나 농업을 비롯한 1차 산업이 받쳐줘야 가능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튼튼한 1차 산업을 가진 국가가 오래 지속해왔던 것은 이미 역사가 증명한 사실이다.
정부는 꿀벌의 실종이 가져오는 나비효과를 결코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나비의 날갯짓을 관망하다 태풍을 맞는 일이 없도록 꿀벌 실종에 대한 중장기적인 해결책을 빠른 시일 내에 제시해주길 바란다.
2022년 4월 21일
안동시의회 의원 일동
(업무부서/의회사무국 홍보팀)
김승진 기자(tkon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