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대구시 중구 반월당역 인근에서 '퀴어문화축제' 측 무대차량 진입을 위해 교통 정리에 나선 경찰관들과 이를 막으려는 대구시 공무원들이 충돌사태 까지 이른 초유의 사태가 발생해 정치권은 물론 대구시가 반발하고 있다.
대구 퀴어문화축제 준비 과정에서 대구 경찰과 대구시 공무원 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대구시는 축제가 불법 도로점용이라며 개최를 막으려 했지만, 경찰은 적법한 신고와 허가 절차를 거친 집회이므로 보장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17일 오전 9시 30분쯤 대구퀴어축제 관련 행사 차량이 대구 중구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 들어서자, 대구시 공무원 수백 명이 이를 가로막으며 제지에 나섰다. 이후 교통정리를 하려던 경찰이 공무원들을 막아서면서 밀고 밀리는 몸싸움이 벌어졌다.
대치 끝에 퀴어축제 차량은 40여 분 만에 행사장인 대중교통전용지구에 진입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7시쯤부터 퀴어축제 주최 측과 시청, 구청 및 퀴어 반대 측의 충돌 예방 및 교통 및 집회 관리를 위해 기동대 20개 중대 1300명과 교통 및 일반직원 200명 등 총 1500명을 현장에 투입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예고된 ‘행정대집행’을 위해 시청·중구청 직원 500여명이 준비 중이었다. 방패를 든 경찰 기동대와 경광봉을 든 공무원들이 560m 거리에 한데 모이면서 혼란이 빚어졌다.
앞서 전날 대구시는 “퀴어문화축제가 도로를 불법 점거하는 집회인데다 동성로 상권 이미지를 흐리게 한다”면서 “축제 장소인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 평소와 마찬가지로 버스를 정상 운행하겠다”고 밝혔었다. 반면 경찰은 정당한 신고에 의해 집회가 열리는 만큼 안전 문제를 위해 버스를 우회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17일 오전 대구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리는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 현장을 찾아 기자들의 질문에 "퀴어축제 불법 도로 점거에 대해 대구경찰청장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대구시 공무원과 경찰 충돌 직후 행사장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연 홍준표 대구시장은 "경찰이 불법 도로 점거 시위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 공무원들을 밀치고 버스 통행권을 제한했다"며 "공무원 충돌까지 오게 한 대구경찰청장의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말 대구에서 열린 퀴어축제로 한바탕 소란이 일었지만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되었으며 반대 집회도 열렸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번 사태를 통해 서울 등지에서 극심한 대혼란으로 변질된 집회.시위문화에 대해서 정치권에서 특히 정부 여당의 책임있는 결단(?)을 이끌어 내겠다는 분명한 메세지를 낸 만큼 다음주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승진 기자 tkon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