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위 김민선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여성청소년과에서 가정폭력 등 관계성 범죄 예방 업무를 담당하며, 이 문장에 크게 공감한다.
다양한 이유로 가정의 불화가 발생하지만, 세심하게 살펴보면 어느 지점엔가 화해의 터닝포인트가 될 만한 시기가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경찰은 매일 접수되는 112신고를 분석하고 관련자에게 콜백을 실시한다.
콜백이란, 신고 관련자에게 연락하여 각 가정의 어려운 문제를 확인한 후 피해자 보호, 재발방지, 관계 개선을 위한 상담소 연계 등 필요한 것을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 듯, 가정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다.
부부싸움의 골이 깊어지면 가정폭력이 되기도 하고, 부모의 다툼이 아이에게 노출되는 순간 아동학대가 되기도 한다. 부모의 다툼은 아이에게 온 세상이 흔들리는 것 같은 충격과 공포이다.
미국 로체스터대학교 등 공동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부가 다투는 모습을 본 아이의 소변을 검사해 봤더니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높았으며 죄책감까지 느낀다고 한다. 부모가 자기 때문에 싸운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자녀에게 가장 좋은 교육은 사이가 좋은 부모의 모습, 갈등이 생기더라도 지혜롭게 해결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한다.
소중한 우리 아이들에게 큰 상처를 주고 싶은 부모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지난 해 가정법원에 접수된 가정폭력 사건 3건 중 1건은 단순분노(우발) 때문에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이 격해지는 그 순간을 참지 못해 상황은 더 좋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 속으로 열 까지만 세어보자. 그 순간에 심호흡을 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건강가정기본법 제12조는 매년 5월을 가정의 달로 하고 5월 15일을 가정의 날로 지정했다. 또한, 아동복지법 제6조는 어린이 날을 지정하고 있다. 법률에 근거가 있을만큼 5월은 중요한 달인 것이다.
이번, 어린이 날에는 값비싼 장난감이나 음식보다, 아이들에게 행복한 가정을 꼭 선물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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