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문정신의 본향 안동에서 펼쳐진 ‘제10회 21세기 인문가치포럼’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경상북도, 안동시가 주최하고 한국정신문화재단이 주관한 ‘제10회 21세기 인문가치포럼’은 안동국제컨벤션센터에서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진행됐다.
이번 포럼에는 10년간의 포럼 역사를 기록한 전시와 함께 총 30개 세션을 구성, 18개국 169명의 연사가 참여해 인간다움을 성찰하고 인문가치의 실현방안을 논의했다.
제10대 유네스코 사무총장 ‘이리나 보코바’의 기조연설로 시작한 개회 첫날에는 많은 학생과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2023 인문가치대상’시상식이 함께 열렸다. 같은 날 안동을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세기 인문가치포럼’ 명예홍보대사로 위촉되어 교류·협력과 미래 확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교류와 만남의 현장도 포럼에서 펼쳐졌다. 첫날 열린 ‘국제인문도시회의’에서는 안동을 포함한 5개 국가, 6개 도시 국외 시장단이 함께 인문가치로 세워가는 국제인문도시의 비전을 볼 수 있었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이하여 KAIST(한국)와 하버드(미국), 문화와 기술의 만남인 ‘인문정신문화와 콘텐츠’에서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K-인문콘텐츠를 논의하기도 했다. 시대와 문화를 넘어 서로 공감하는 인문가치를 발견하는 동서양의 대화: 퇴계와 다빈치가 만나다’를 통해 새로운 관점으로 인류가 공감하는 인간다운 삶, 행복한 사회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포럼에서 특히 돋보였던 청소년들의 참여 세션도 흥미를 끌며 큰 호응을 받았다.
전국 5개 고등학교 37명의 학생이 모인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청소년 인문활동’ 에서는 학교별 특색있는 인문 활동을 공유하고 실천 다짐문을 낭독해 미래세대들의 목소리 그리고 더 나은 미래를 이끌어 나갈 학생들의 실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제1회‘가족과 함께하는 대한민국 인문캠프’는 전국 단위로 참가자를 모집하여 1박 2일 동안 안동의 세계유산을 활용한 인문정신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방소멸시대 교육에 대한 탐구로 지역 마을교육공동체를 통해 해소하고자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참여하며 모색하는 시간을 가지는 등 인문적 소양을 탐구하고, 차세대 인문활동가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이 될 다양한 청소년 참여형 세션을 진행했다.
3일간 대장정을 마친 폐회식에는 세계적인 시스템 생물학자이자 옥스퍼드 명예교수인 ‘데니스 노블(Denis Noble)’이 특별강연자로 나섰다. ‘오래된 질문, 우리는 누구인가’를 주제로 “우리의 몸과 마음을 창조하는 것은 유전자가 아닌 우리 본성이며, 우리가 만드는 본성이 우리를 발전시킨다. 현명한 선택은 오직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다”며 인문적 성찰의 중요성 그리고 금년 포럼 ‘인간다움, 우리는 누구인가’를 아우르는 메세지를 전달했다.
이희범 한국정신문화재단 이사장은 폐회사를 통해 “이번 포럼은 ‘인간다움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주제로 동서양을 넘나들며 모든 세대를 포괄하는 콘텐츠와 국내외 다양한 분야의 석학이 참여하는 등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라며 “다보스 포럼을 지향하는 인문가치포럼이 앞으로 인문가치의 회복에 정진하며 현대사회의 병폐를 해결하기 위해 더욱 큰 발전을 이뤄가겠다”라고 전했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안동선언문을 통해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의 지평이 넓어졌지만,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근본이 되는 인간다움을 놓쳐서는 안 된다”라며, “‘인간다움’, 이것이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가치인 동시에 절대적 의무”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21세기 인문가치포럼이 인간다운 삶을 위한 보편성 있는 성찰과 해답을 얻기 위해 국내외 도시들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활발히 이어가겠다”라고 밝혔다.
제10회 21세기 인문가치포럼 안동선언문
21세기 인문가치 포럼이 10회를 맞이했다.
10년의 시간 동안 디지털로 연결되는 무인화 시대가 열리고,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의 지평이 넓어지는 등
우리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21세기 인문가치 포럼은 현대세계 속의 인문가치,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한 조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문가치,
대전환의 시대 인류를 위한 질문 등
우리 사회 문제를 인문가치를 통해 모색해왔다.
급변하는 현대사회 속에서
미래를 살아가는 우리가 질문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인류의 미래를 묻기 전에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근본이 되는 ‘인간다움’이 아닐까.
이러한 의문 끝에 2023년 21세기 인문가치 포럼은
‘인간다움, 우리는 누구인가?’를 주제로 문을 열었다.
지난 3일 동안의 제10회 21세기 인문가치 포럼을 통해
우리는 한국 정신문화를 기반으로 한 세계인문도시 구축,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청소년 인문활동,
인문정신문화를 통한 마을공동체 활성화 등
인문가치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대안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하고, 미래세대의 주역들과 활발한 소통을 할 수 있었다.
비록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인간다움은 무엇이고
우리는 누구인가 질문을 하며 자신을 성찰하고,
현실을 직시하며, 미래로 나아갈 방향을 고민할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었다.
인류의 미래는 여전히 정신문화에 기반한 인문가치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간다움의 의미를 점차 상실해 가는 현대사회에서 인문가치는
메마른 날의 단비처럼 소중하다.
이에 우리는 ‘인간다움’에 대한 깊은 고민,
성찰을 통한 인간다움의 회복,
공감과 소통 그리고 인간에 대한 이해와 예의가
공동체의 회복을 이끈다고 확신한다.
첨단 기술의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인간은 과학으로는 실체를
확인할 수 없는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꿈꾼다.
결국 인류의 질문은 돌고 돌아 ‘인간’으로 돌아온다.
제10회 21세기 인문가치 포럼을 마치면서
또다시 ‘인간다움’을 묻는다.
이것은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가치인 동시에
절대적인 의무이다.
2023년 10월 29일
<제10회 21세기 인문가치포럼> 참가자 일동
김승진 기자 tkonnews@naver.com